질문자님께서 느끼시는 스트레스와 우울감에 깊이 공감합니다. 성인 ADHD 진단과 약물 복용을 시작하신 지 얼마 되지 않으셨고, 그 과정에서 겪으시는 어려움과 가족분들과의 소통 문제로 많이 힘드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먼저, 질문자님께서 ADHD라는 핑계를 대고 계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ADHD는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충동성 등의 증상을 유발하는 신경 발달 질환입니다. 이는 개인의 의지나 게으름의 문제가 아니라, 뇌 기능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실제적인 어려움입니다. 정리정돈, 시간 관리, 건망증, 집중력 저하 등 질문자님께서 겪으시는 어려움은 ADHD의 전형적인 증상들입니다.
약을 복용하시면서 초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하셨다가, 지연 방출형 약물로 변경 후 효과가 떨어진 것 같다고 느끼시는 것은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일입니다. ADHD 약물은 사람마다 반응이 다를 수 있고, 약의 종류, 용량 조절 과정에서 효과가 변동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증량하여 복용 중이시니, 몸에 맞는 약과 용량을 찾아가는 과정 중에 계신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완벽하게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30년 가까이 형성된 습관과 행동 양식을 단시간에 완벽하게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약물의 도움을 받아도 인지 행동 치료와 같은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작은 실수나 부족함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가족분들께서 질문자님의 노력을 이해하고 인정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변화의 과정을 충분히 인지하고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금 질문자님은 약물 치료와 함께 스스로 개선하려는 노력을 정말 열심히 하고 계십니다. 냉장고 정리나 해야 할 일을 미루지 않으려는 시도 등 작은 부분에서도 노력이 보입니다. 이러한 노력들은 분명한 발전이며, 스스로에게도 충분히 칭찬하고 격려해 주셔야 합니다.
가족분들께서 현재의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하고 계시지 못해 속상하시겠지만, 질문자님께서 게으르기 때문이 아니라 ADHD라는 의학적 상태로 인해 겪는 어려움임을 스스로 인지하고 꾸준히 치료와 노력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